6.18.2013_10년만에 외가에서

꼭 10년만이다. 중학교 2학년 때 한 달간 시간을 보냈던 것 처럼 외가에서 2박 3일을 보냈다. 나랑 할머니, 할아버지랑.

내게 그 해 여름이 특별한 것은 앞에서 10번째 내외였던 키가 10cm쯤 컸고, 몸무게도 덩달아 8kg쯤 쪘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바뀌지 않은 장래희망을 갖게 되면서 그 여름방학이 끝나고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자리를 맨 앞으로 옮겼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막내삼촌께 운전을 배우겠다고 내려갔다. 학교 운동장을 20바퀴쯤 뱅뱅돌고 읍내로 나가 빵을 사고 위곡리까지 다녀왔다. 위곡리는 10년전 내가 땡볕에 자전거를 타고 가려다 포기하고 돌아온 곳이다. 그 때 난생 처음보는 놀이기구가 시골 초등학교 마당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30분쯤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도로를 만나고 포기하고 돌아왔던 곳이다. 이번에는 초등학교를 훨씬 지나서 갔다 왔다.

이번 2박 3일동안 글자 한 자 읽지 않았고 노트북도 이메일 확인할 일이 있어서 딱 한 번 켰고, TV만 무지 봤다ㅋㅋ 이렇게 TV lover가 되어 소파에서 뒹굴뒹굴 완전 오랜만.

곧 앞 마당에 자두나무에는 자두가 빨갛게 익을 것이고 봉숭아 꽃이 익으면 혹시나 이번에도 봉숭아 물을 들일지 모르겠고 가을이 되면 밤나무에 밤송이들이 떨어질 것이고 가을이 끝나기 직전에는 뒷 마당 밭에 있는 배추나 무, 고추, 이런 것들로 김장을 담구러 온 식구들이 다 모이겠지?

그 때 쯤이면 11,12번째 동생들도 태어날거고 나는 무엇가 각을 좁혀놨을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할아버지께서 나를 읍내까지 태워다주시고 게이트볼 치러 가셨다. 톨게이트를 막 나오는데 좀 더 있다올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