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2013_확신의 함정 (금태섭)

준일오빠의 독후감 지령으로 읽게 된 책! 평소같으면 잘 손이 안 갈 책이었지만 재미있게 읽고 있다.

“누구나 틀릴 수 있다.”

그는 이 책을 누구나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고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도라고 말한다.

그리고 초임 검사시절에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하여 선입견과 오만을 가지고 현상에 대해 불성실하게 이해하려고 할 때 왜곡된 판단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판단을 그르치는 가장 큰 원인은 선입견, 오만, 불성실이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책 곳곳에서 그의 풍부한 교양*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교양이라는 말은 지적인 것 혹은 무언가 있어보이는 것 등 다소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그 뜻은 다음과 같았다.

*교양;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3964200&directAnchor=s43766p291451)

**소양으로 썼는데, 국어사전에서는 교양으로 순화해서 쓸 것을 권유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금태섭이라는 작가의 품위를 느끼게 한다.  그는 다양한 독서 (혹은 세상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어떤 이들은 쉽게 지나칠만한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책 마지막에 있는 참고도서목록(?)을 보면 알 수 있다. 법학이나 기타 학문적으로 매우 어려운 책들이 다수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물론 교양이 없는 나도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책들도 더러 눈에 띈다. 그렇지만 좀 더 눈에 띄는 특징은 다루고 있는 스펙트럼이 매우 광범위하다는 것과 문학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교양서에 대한 독서가 매우 부족한 사람이라서 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길이를 재는 자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영화를 좋아한 덕인지, 시리우스맨 (2009)과 마이시스터즈키퍼(2009)는 알고 있어서 함께 있다는 느낌은 좀 들었음. 흐흐.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지만 나는 사회적으로 소위 잘나간다 혹은 좋은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풍부한 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있을 때 더 ‘진짜 같아’ 보인다. 현재 그 사람의 위치가 단지 잘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고 그 과정상에서도 부정한 것이 덜할 것 같다고 할까. 설명을 잘 못하겠네; 이건 전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인 것 같다.

아무튼 책의 내용보다 작가의 품위가 사는 것이 작가에 대한 칭찬인지 아닌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이 또한 책을 읽는 기쁨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포인트들을 몇 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 준 얼굴에 구속되기 싫어 에밀 아자르를 만들었다.”

– 로맹가리 (혹은 에밀 아자르)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이 현상의 본질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지 자신의 인생으로 증명한 사내의 이야기이다. 그는 죽음으로 프랑스 문학계의 비평가을 조롱했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000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000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 하지 않는 책이다.”

–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Why Read the Classics)

하하. 고전과 관련된 사람들의 지적 허영에 대해 정확히 꼬집는 말이다. 나도 단 한번도 삼국지를 읽고 있다고 말한적이 없다. 다시 읽고 있다고 했지.

 

“피레네 산맥 이쪽에서의 진리가 산맥의 저쪽에서는 오류가 된다.”

– 파스칼

가치의 상대성을 잘 드러낸 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곧 폭력의 시작이다.

 

“과학이 명분과 선입견에 휘둘리게 되면 결국 우리는 온도계를 읽는 간단한 관찰마저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본문 중에서

관찰자의 관찰행위가 관찰대상과 관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은 현대 물리학 (양자론)에서 밝혀진 바 있고 지금도 양자철학의 주요한 논제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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