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2014_영원과 하루

어느 직장의 ‘사원’이 되는 것이 ‘꿈’이라 부를 수 있는건지 아닌건지도 모르겠는 이 시대에, 인생을 걸고 한 약속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는 다름아닌 ‘행복’. 누구보다 이타적이어야할 것만 같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만 할 것만 같은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행복’이었다. 정말 행복하기 위해서 이 길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자유’. 누구보다 속박당하는 삶을 사는 것 처럼 보이는 이들이 말하는 진정한 자유는 무엇일까. 금과 은을 선택하는 것의 비유도 기억에 남고, 평생에 걸친 인간적인 고뇌에 대한 생각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1년 전 쯤, 공부를 하겠다 마음먹기까지, 나를 망설이게 했던 것은, 다름아닌 선택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무언가가 ‘되고자’했던 마음이 없었던 사람이 무언가가 ‘되자’라고 마음먹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선택에 따른 책임, 선택에 대한 대가, 모든 것이 두려웠다. ‘적당히 선택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마음을 무의식적으로 갖고 살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러한 삶이 나에게 손짓하고 있었던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나를 선택으로 ‘이끌었다’. 정말 이끌었다는 표현이 맞다.

무튼 그런 의미에서 너무너무 존경합니다. 나도 내 길을 잘 가자. 제목을 자꾸 곱씹게 된다. 영원과 하루, 영원 그리고 하루. 영원한 삶을 위한 그들의 하루. 하루이지만 그렇지만 영원과 다름 없는 하루.

조연수·제56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한성과학고·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경제학전공 2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반달 같은 눈매 끝에 미소가 걸려 있는 부드러운 인상 어디에 이런 강한 의지가 있었을까 싶다.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강해 시작한 것은 반드시 이루고자 했다.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동력원으로 삼아 수험기간을 견뎌냈다. 그러고 보니 꼭 다문 입술에서 승부사 기질이 살짝 보이는 듯하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의 파도 속에서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붙는다”는 바위같은 신념을 마음에 품고 달려왔다. 그리고 최연소 합격이라는, 수험생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그것도 2년이라는 단기간에 합격의 영예를 누렸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1학번 조연수씨의 이야기다.
조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합격만 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최연소로 합격하게 되니 마냥 기쁘고 특히 주변분들이 너무 기뻐해주셔서 더욱 기분이 좋다”며 최연소 합격의 소감을 전했다. 행복의 순간 속에서도 “나이가 어릴 뿐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점이 없어 축하받는 것이 조금 민망하기도 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느꼈던 그녀는 한성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막연히 품고 있던 법조인의 꿈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고민 끝에 대학에서는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했다. 진로의 선택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과와 이과가 통합된 자유전공학부에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을 보며 조씨는 1년여의 고민 끝에 너무 어려운 길이라고 판단하고 사법시험을 포기했다. 하지만 2학년 1학기에 재학중이던 4월, 시도하지도 않고 포기한다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휴학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급히 시작한 탓에 법학 학점을 취득하지 못해 학점은행으로 35학점을 모두 이수했다. 이어 다음해인 2013년에 1차시험에 합격했고 올해 재시로 2차시험까지 합격하게 됐다. 최종합격까지 걸린 시간이 2년 8개월가량인 셈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내에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조씨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말했다. “법학은 암기에 앞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해 기본서에 가장 충실했고, 불의타에 대비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지 않고 공부했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부분은 따로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아도 모의고사 등을 통해 반복 학습할 수밖에 없기에 공부할 때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비중으로 공부했다는 것. 많은 수험생들이 한정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중요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는 공부방법이다. 이렇게 모든 부분을 다 공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을까. 이것이 바로 단기간 합격의 비결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다 구체적인 공부방법을 물어봤다. 먼저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어떤 전략으로 이를 극복했을까가 궁금했다. 조씨는 자신을 가장 괴롭힌 과목으로 민법을 꼽았다. “다른 과목에 비해 더 재밌고 흥미가 있었지만 워낙 양이 방대하고 내용이 복잡해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특히 2차시험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생각했기에 1차와 2차 준비를 통틀어 가장 시간 투자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1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빈틈없는 암기’였다. 지엽적인 판례부터 조문 내용이나 헌정사 등과 같이 암기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합격인원이 많이 줄어든 현실 속에서 실수를 줄이고 한 문제라도 더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 조씨는 철저한 암기를 통해 빠트리는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기본서 회독수를 늘리고 최근 5년간 기출을 과목별로 5번 이상씩 소화했다. 회독수가 늘어갈수록 색깔을 달리해가며 시간 활용도를 높이며 단권화를 시도했다. 특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민법은 노트필기용 민법전에 관련 판례와 기출지문 등을 적어가며 단권화했다. 조씨는 “민법전을 활용한 공부방법은 1차 뿐 아니라 민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차시험에 합격한 후 처음에는 동차를 노렸다. 하지만 1차시험 이후 많이 지쳐있었고 후4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는 판단하에 재시로 목표를 변경했다. 목표 변경 후 초시기간 동안에는 후4법 강의만 수강하며 체력관리와 재충전을 시간을 가졌다. 이때 복습은 따로 하지 않고 강의만 들었지만 후4법 전반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었고 1순환 시작 이후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1순환 기간에는 기본서 정리와 답안 작성 연습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판례와 학설 등을 구분해 다른 색으로 표시해가며 기본서를 정리했다. 답안 작성은 목차 구성 등 답안 작성의 기초를 잡는 것을 목표로 20분가량 시간을 더 사용하면서 답안 작성 연습을 했다.
2순환부터는 강의를 듣지 않았다. 기본서를 통해 학설과 판례를 꼼꼼히 공부했고 모의고사를 통해 답안 작성 훈련에 공을 들었다. 2순환 기간동안 기본서와 사례집을 같이 보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공부 양이 너무 많아져 힘들었기에 사례집은 목차 위주로 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조씨는 “3순환 이후에는 사례집을 많이 못 본 것이 후회됐다”며 “가급적 2순환 기간에 사례집에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3순환 기간도 모의고사에만 응시했다. 조씨는 이 기간을 가장 힘들었던 기간으로 꼽았다. 그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매일 모의고사에 응시하는 것도 힘들었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포기하지만 않으면 붙는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매일 조금이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나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날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마무리 한달간은 ‘지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압박감과 준비가 다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독이며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
그녀의 답안작성 요령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들여쓰기로 확실하게 큰 목차와 작은 목차를 구별했고 판례에 대해 서술할 때는 ‘判例’라고 표기해 눈에 더 잘 들어오게 했다.
특히 판례는 답안 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중요한 키워드를 포함하도록 문구를 작성했고 중요한 사안은 사실관계까지 언급하면서 적시했다. 답안 작성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접속사 사용을 피하고 큰 목차 위주로 작성 후 빠지면 안되는 내용을 간단히 표시하는 형태로 목차 세우는 방식을 정형화했다.
마지막으로 읽기 편한 답안을 위해 쉼표를 많이 활용했다. 조씨는 “읽기 쉽게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긴 문장이나 강조하고자 하는 경우 쉼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좋은 답안 작성 요령이 아니고 주관적인 판단하에 사용한 방식이므로 신중히 생각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사용하는 경우에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면접시험은 법률저널 게시판에서 면접스터디를 구하는 것을 보고 일주일에 2번씩 참여했다. 10여 명의 스터디원과 함께 모의 주제로 토론 연습을 했다. 조씨는 면접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태도’를 꼽았다. 그녀는 “질문에 잘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바른 태도만 유지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그녀와 같은 꿈을 꾸며 도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공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해줬던 그녀의 신념을 응원의 메시지로 남겼다.
고마운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조씨는 “부족한 저를 믿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을 떠올리니 인복도 많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좋은 사람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지금 조씨는 “일단은 변호사로 일하고 싶고 10년의 경력을 채운 후에는 판사에 지원하고 싶다”며 어린 시절부터의 막연한 꿈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소신껏 양심에 따라 일하는 ‘청렴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꿈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잠긴 글: 10 25.2014_본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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